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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김나연 독후감, 책 소개 및 추천

우러난의 서재/그 외 책 리뷰·서평

by 우러난 2020. 4. 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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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서평


✒ 제목에 이끌려서 책을 고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쳇. 하지만 누구든 펼쳐 볼 수 밖에 없지 않은가? 솔직히. 아니라구? 아님 말고.
책 제목인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는 세 개의 장 중 두 번째 장의 제목이다.

첫 번째 장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고 멀수록 가까워지는 사람들>
⠀저자의 과거사와 인간관계 이야기다. 어릴 때의 기억이 없는 나는 사실 어릴 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가님이 부러웠다.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전부터 다사다난한 사회를 겪고 안 좋게 말해 '휘둘리는' 건 대한민국 청년 공통인가 보다. 하긴 아무도 그런 걸 알려주질 않으니 원...

두 번째 장,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이 장의 주제는 '사랑과 연애'다. 성인의 사랑이라 그런지 역시, 꽤 노골적인 언어로 묘사해 놓은 에세이도 있다. 나는 근데 솔직하다고 말할래. 아 그러면 또 '노골적'이라는 어감은 안 살아서 아쉽다. 아무튼 여자의 입장에서, 또 작가님만의 세상으로 연애와 섹스를 겪으며 느낀 점들을 담았다. 이렇게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거겠지. 나는 그렇게 작가님을 만나서 좋았다. 내가 절대 똑같이 겪을 수 없는 일을 겪어봐서 좋았다.

세 번째 장, <30 is not the new 20>
⠀30대가 되고 난 후 삶을 되돌아보며 적은 생각들. 지난 날의 상처가 아물고 좀 둔감해지셨길. 원래 있던 예측불허 천방지축의 재미는 좀 없을수도 있겠지만 둔감해진 후 세상엔 또 재밌는 게 눈에 보이더라구. 몰라. 내 경우엔 그랬어.


사실 에세이는 다른 사람이 느낀 점을 읽기보단 그냥 직접 책을 보는 게 좋다.

 

🔖어른들은 아이란 체구만 작을 뿐 자신들처럼 오감과 이해력이 발달한 인간이라는 점을 늘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거짓은 늘 성의 없고 어설프다.- p31


🔖암모나이트, 태아

사람은 너무 고통스러우면 몸을 아주 작게 웅크린다. 가장 안전하고 평화로웠던 자궁 속 태아처럼. 몸은 의식이 자리 잡기 훨씬 이전의 것들을 감각으로 기억하는지도 모르겠다. - p39

🔖사람들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지 않는 것과 아무런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의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것은 책임감이고
'그러니 난 아무 약속도 하지 않겠다'는 무책임함이다.

어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어. - p66

🔖누군가 그 집 초인종을 누르면 삑삑 조약한 전자음이 울리는 대신 현관문 위에 달린 작은 알전구가 반짝였다. 그 등을 처음 보았 때 느꼈던 생경함과 지혜로움, 배려, 소리 없는 세상의 따스함 같은 것들이 불현듯 떠오르는 밤. - p92

🔖Drunk text, drunk call 은 대부분 귀엽다. 물론 아닌 날도 있지만, 한 데 전화를 걸어온 사람들은 전날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듯하다. 그러니까 취중은 그쪽, 진담은 내 몫. - p 115

🔖그렇게 보면 인생은 지도를 따라 그대로 달리는 마라톤이라기보단 내가 달려온 길을 거꾸로 바라보며 기록하는 과정 같다.

여행에선 길을 잃는 것이 좋다. 사실 아는 길도 없는 주제에 길을 잃는다는 말은 어폐가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밟아본 만큼 내 땅이 된다는 것이다. - p194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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