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대여섯 시
이 맘 때 즈음, 이 시간 즈음 ⠀ 노르스름한 햇빛이 베이지 색 건물 벽에 닿아, 따스한 오후의 감상을 만들어 낼 때에 ⠀ 나에게는 언제나 편안하고 여유로운 손님이 온다. ⠀ 창 밖을 바라보거나, 혹은 밖을 서성이면, 이불이 따로 필요 없이, 몸을 누이고 싶어지는 것이다. ⠀ 책아 미안하다. 이 시간은 너무 짧아서 너 보기도 아까워. ⠀ ⠀ 한참을 보고 있다 그 따듯한 미색이 어느새 사라지고, 하늘의 남색이 짙어지고, 해가 마지막으로 붉게 타 자신의 색깔을 뽐낼 때에, 나트륨 가로등과 붉은 십자가와 네온의 간판이 또다른 따스함으로 어느새 다가와 있을 때에 나는, 오늘의 따스한 오후도 끝났구나. 아쉬워진다. ⠀ 그렇기에 매일 기다려지는 이 시간
일상/우러난 모먼트
2020. 5. 5. 20:21